handmade IN jEONJU
손의도시 전주
공예의 시작
20여 년 동안 서예, 문인화, 한지공예, 사군자, 한국화 등 다양한 예술 분야를 공부했어요. 오랫동안 연습과도 같은 작업이 지속되다 보니 지루하기도 하고 한계도 느껴지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전통 생활 민화의 다양한 장르(21개)를 접하며 민화에 흥미가 생겼어요. 이후 민화와 목공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공예를 작업했습니다.
예술의 극치를 보여주는 병풍과 가리개 등은 우리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한다고 생각해요. 예술의 도시 전북에서 내국인과 외국인들에게 전통 민화를 더 많이 알리고 보여주고 싶습니다.
민화는
전통 민화는 우리 민족의 소박한 정서와 애환을 진솔하게 담아낸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작품들은 모두 순지(전통 한지의 일종)에 봉채, 분채, 치자, 호분 등 동양의 물감을 이용해서 그리고 있습니다. 민화 속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싶어요.
지금 하는 작업
국립중앙박물관이나 대학 박물관 수장고에 수장되어 10여 년 만에 한 번씩 전시되는 희귀한 작품들(일제 강점기 일본으로 건너가 그 나라 수장고에 묵혀있던 희귀한 4만여 점의 민화 작품 등)을 언제나 누구든 볼 수 있는 전시 공간을 만들고자 희귀한 작품들을 재현하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또 다양한 분야의 전통 작품을 지금의 생활에 맞는 민화 작품도 창작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찻상, 다과 접시, 식탁 러너, 커튼, 부채, 벽화, 마우스 패드 등 우리가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많은 것들에 적용해보고자 합니다.
한편으로는 제가 그간 해온 예술 활동을 바탕으로 후진 양성에도 힘쓰고 있어요. 서민들의 민화, 궁중 민화(십장생도, 책가도·책거리, 풍속화, 모란도, 화조도, 호작도, 일월오봉도, 화접도, 초충도, 행사도, 기록도, 문자도, 영수도, 설화도, 산수화, 어해도, 궁궐도, 인물화, 도석화, 춘화도) 등을 후배들에게 가르치고 있고, 외국에 거주하는 교포 문하생들에게(싱가포르, 캘리포니아, 두바이 등) 민족의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전수 중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작품
병풍으로 제작한 ‘태평성시도’<76*162*8폭(650cm)>입니다. 이 작품이 제작되기 몇 해 전, 저는 우연히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태평성시도(太平城市圖)>(*조선 후기 정조의 재위 기간(1776~1800) 무렵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의 존재를 알게 되었어요. 새로운 도시와 태평성대에 대한 바람이 담긴 이 궁중화에는 총 2,120명의 인물이 등장하며 다양한 삶의 모습들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저는 세밀하게 표현된 당시의 생활상을 그리고 싶어졌고, 국립중앙박물관에 자료를 요청해 축소된 그림을 구했습니다.
작업 과정은 단계별로 확대 그림을 그려 초본을 만들고 다시 한지에 옮긴 후 채색 과정을 거쳐 완성했어요. 2천 명이 넘는 인물과 3백여 마리의 동물을 다양한 상황에 맞게 치밀하게 묘사하며 완성도를 높이고자 노력했습니다. 8폭 병풍 작품인 만큼 총 제작 기간은 3년 6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인 만큼 더욱 애착이 갑니다. 또 오랜 시간 노력을 기울였던 작품으로 상(제18회 김삿갓 문화제 전국민화공모전 대상)도 받게 되어 더욱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그리고 미래
저는 현대미술과 접목하는 창작 민화보다는 전통 민화, 궁중 민화를 주로 작업하고 있어요. 이런 맥락에서 일제 강점기에 여러 가지 이유로 반출되었던 우리 선조들의 소중한 민화 작품들을 수집해 재현해보고 싶어요. 선조들의 정신과 예술 세계를 후손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작품 세계를 구축해나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제가 만들어 오고, 만들어 갈 작품들을 중심으로 민화 미술관을 건립해 운영하고 싶은 꿈도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 이를 전라북도에 기증하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