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made IN jEONJU
손의도시 전주
나의 작업
현재 한지부조 작업과 한지문화상품 개발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한지를 끈 형태로 제작하는 지승 공예 기법과 닥섬유에 다양한 색을 혼합하는 컬러믹스 기법을 활용한 한지부조 작업은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가치가 높은데요. 바람을 잘 통하게 해 주고 습기를 빨아들이고 내뿜는 특성을 가진 한지에 아로마 향을 뿌려두면 은은하게 향이 퍼집니다. 친환경적인 방향제 역할과 실내 인테리어 효과도 동시에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또 천연염료로 염색한 줌치와 줌치 사이에 엠보싱을 넣어 입체감을 만들고, 위빙(직조) 방법을 활용해 생활방수가 가능한 가벼운 비건 가방과 지갑 등을 제작하기도 합니다. 사실 저는 제가 작품 활동까지 하게 될 거라는 생각은 못했습니다. 잔잔했던 제 삶은 압화, 종이접기, 클레이, 가죽 등 다양한 공예를 배우는 것 정도가 작은 일탈이었는데요. 공예를 하며 축적된 시간이 저를 여기까지 이끌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제 두 손에 재료가 주어지고 이를 이용해 결과 물을 만들어낼 때 누구보다 행복합니다.
기억에 남는 작품
[해질녘 양귀비꽃]이라는 한지부조 작품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양귀비의 꽃말에는 ‘사치’라는 의미가 있다고 해요. 누군가의 아내 혹은 엄마가 아닌 오롯하게 스스로에 조금은 사치스러워도 된다고 말해주었던 가족의 따뜻한 마음을 담아 표현했던 기억이 납니다. 가족들에게 이런 응원을 받으며 다시 평온함을 찾은 제 자신이 담겼기 때문에 잊을 수 없는 작품이기도 하고요.
앞으로의 계획
저는 한지가 우리의 삶의 과정과 닮아 있다고 생각해요. 아동기·청년기·중년기·장년기·노년기를 거치며 그때의 의미와 멋을 지니고 성장해 삶의 가치를 알아가는 것처럼, 닥나무에서 한지가 만들어지는 과정에도 때로는 역동적이고 때로는 부드럽고 따듯한 다양한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 모든 시간을 보내야 우리 고유의 한지가 만들어져요. 저는 한지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지금보다 더 널리 알리고 싶어요. 그래서 다양한 공모전을 통해 제 작품을 소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SNS로 홍보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홈페이지도 구축 중인데 완성되면 동영상도 제작해 올리려고 합니다. 흔히 문화예술 분야 작가의 삶을 이야기할 때 ‘배고픔’을 떠올립니다. 경제적 논리로 구분하자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지만 저는 제 활동을 그렇게만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 일을 하면서 생각지 못했던 에너지를 얻었고 덕분에 긍정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 작품을 보시는 분들도 저와 같은 경험을 하고 미약하게나마 위로가 되었다면 얼마나 값진 일일까요. 언젠가는 자연과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에 갤러리 카페를 꾸려 작품을 매개로 사람들과 더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