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made IN jEONJU
손의도시 전주
공예와의 만남
대학교에서 디자인을 전공했어요. 이때만 해도 공예에 대해 서는 잘 몰랐죠. 공예는 아동미술을 배우기 위해 방문했던 풀잎문화센터에서 처음 접했어요. 대학을 졸업한 후에 미술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꿈이 있었거든요. 당시 풀잎문화 센터에서는 아동미술 외에도 다양한 공예를 가르치고 있었어요. 초반에는 아동미술로 시작했으나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배워 나갔어요. 지금은 캘리그라피를 중심 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공예를 시작한 지도 벌써 19년 정도 되었네요. 좋은 기회로 풀잎문화센터에서 공예 강사로 활동을 시작하게 되면서 사람들에게 공예를 가르치고 작가로서 작품 활동과 전시도 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나의 공예
다양한 공예를 하고 있지만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글씨를 그려내는 캘리그라피가 잘 맞았어요. 캘리그라피는 작가의 창의력이 많이 필요한 작업이에요. 남들과 똑같은 것이 아니라 변화된 나만의 것을 찾으려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만의 개성을 작품에 담아내기 위해 요즘은 캘리그라피를 평면으로 그려내는 것이 아닌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작업 과정에서 가장 자주 사용하는 소재는 꽃이에요. 한글과 꽃이 참 잘 어울려요. 작업을 할 때는 하나에 꽂히면 하루 종일 거기에 몰두 하는 편이에요. 혼자만의 조용한 공간에 숨어들어 무작정 글씨를 써요. 그러다 보면 마음에 드는 문구 가 나오고 이를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 되죠. 평면적으로 나타낼지 입체적으로 나타낼 건지 고민하며 깊이 파고들곤 합니다. 어떤 방식이 적합 한지는 계속 연습하는 과정에서 찾게 돼요. 실패를 거듭하기도 하지만 좋은 결과물은 묵묵한 시도를 거쳐 나오게 되는 것 같습니다.
꽃이 된 캘리그라피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아무래도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첫 입체 캘리그라피 작품이에요. 19년도쯤 공모전 에 낼 작품을 고민하고 있을 때였어요. 남들과 다르게 표현하고 차별점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에 빠졌죠. 이때 탄생한 것이 바로 입체적으로 꽃을 표현한 작품이었어요. 각각의 종이에 먹글씨를 쓰고 한 장 한 장에 각기 다른 꽃을 그려 넣었어요. 개별의 꽃이 모여 하나의 꽃이 피어난 거죠. 가운데를 보면 ‘꽃이 피었습니다’라고 적혀 있어요. 첫 작품이라 애착 이 가서 다른 작품은 판매했어도 이 작품만은 제가 소장 하고 있어요.
작가이자 선배로서
스스로 평생 예술인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어요. 예술인으로서 첫 시작은 어린 시절 국악을 배우면서였어요. 국악 고등학교를 가고 싶었지만 그 길로 인도해 줄 선생님이 없었죠. 어쩌면 그게 한이 되어 지금 저에게 공예를 배우는 분들을 작가의 길로 이끄는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몰라요. 수강생분들과 강사님들 위주로 다비치 안경점 한곳과 협업 하여 한 달에 한 번씩 개인전을 열어드리고 있어요. 후배들이 작가로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정말 보람차요.
앞으로는
아직 나만의 것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어요. ‘이 작품은 김진영 작품’이라는 말을 찾기 위한 작업을 계속해 나갈 생각이에요. 그게 캘리그라피가 될지 다른 공예가 될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우연히 캘리그라피를 하게 된 것처럼 또 다른 공예의 세계가 저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디어가 있는 한 죽을 때까지 작품 활동을 하고 사람들에게 공예를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지금의 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