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made IN jEONJU
손의도시 전주
공예의 시작
목공은 빠르게 작업할 수 없어요. 천천히 시간을 들이며 자기 자신을 쏟아부어야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오거든요. 그런 점에 있어 대학에서 목공을 접하고 배워나가며 목공예가 저와 잘 맞는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요새는 기계가 발달해 빠르게 할 수 있는 작업도 늘어났지만 10년 전만 하더라도 수작업을 해야 해서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내가 노력한 만큼 정직하게 표가 나는 게 목공의 매력이라고 생각하며 현재까지도 목공을 업으로 삼아 살고 있습니다.
목공예
목공은 정사각형이나 직사각형을 기초로 해요. 그대로 작업하기엔 너무 형태가 정형화되어 직선적이기만 한 작품은 지양하고 있습니다. 변화를 주기 위해 곡선을 추가하기도 하는데 그렇게 되면 난도가 급격하게 올라가 다루기가 어려워집니다. 나무는 인위적으로 꺾으면 쪼개지니까요. 이때 나무를 휘게 만드는 방법으로는 습식과 건식이라고 하는 밴딩 기법을 사용합니다. 저는 주로 원하는 곡선 모양으로 틀을 만들고 본드로 집성하는 건식 밴딩 기법을 활용해요. 흔들의자의 다리 부분이나 팔걸이 등 곡선이 필요할 때 이 방식으로 작업합니다. 곡선 작업이 까다롭지만 그만큼 재미가 있어요. 작품은 큰 가구부터 작은 소품까지 다양하게 만듭니다. 최근에는 나무 플레이트, 거울 등을 만들었어요. 12월에 전시가 계획되어 있어 그동안은 또 다른 작품을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모듈우드
공방은 18년도 3월부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저 혼자 시작하려 했는데 우연히 대학 동기였던 김민성 작가에게 공방을 해보려고 한다고 이야기하게 되었죠. 마침 김민성 작가가 하려고 했던 일이 타이밍이 맞지 않아 못하고 있던 차였어요. 같이 해보면 좋을 것 같아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격이었지만 함께 도전하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초기에는 가구 위주로 시작해서 지금은 소품들도 만들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흔들의자
졸업 작품으로 만든 흔들의자가 있어요. 만드는 데에 시간이 많이 들기도 했고 이 의자를 제 아버지 께서 사용하신다고 생각하고 맞춤으로 만들어 저에게 큰 의미가 있는 작품입니다. 아버지가 저랑 체형이 비슷해요. 제가 앉았을 때 편하면 아버지도 편하시겠거니 하고 만들었습니다. 지금 이 작품은 익산 본가에서 아버지가 사용하고 계세요. 만들어드리니 아버지가 정말 좋아하셨는데 한 가지 설계를 잘못했어요. 사용하기 편하시라고 뒤로 누울 수 있게 만들었더니 의자가 뒤로 넘어갈까 봐 무서우셨던 것 같아요. 약간의 착오는 있었지만 여전히 잘 사용하고 계셔서 뿌듯해요.
앞으로는
곡선 작업을 많이 하다 보니 발견한 건데 곡선을 쓰다 보면 어느 순간 원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는 원으로 된 가구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제가 목공 말고 다른 공예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단순한 원이 아니라 제가 배우고 싶은 가죽이나, 도예 등 다른 공예를 접목해서 원 안에서 모든 것이 결국 하나가 된다는 의미의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