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made IN jEONJU
손의도시 전주
공예와의 만남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디자인하며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공예 가 하고 싶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천연소재인 나무의 따뜻함에 매료되어 나무를 다루는 목공예를 전공하게 되었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일에서 흥미와 재미를 느껴요. 머릿속에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현실적으로 창조되었을 때의 희열이 공예 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본격적으로 작가로 활동한 건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 한 후부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학 졸업 후 결혼하게 되며 잠시 쉬던 기간이 있었습니다. 그때 가구점에 가서 공예 작품이나 가구를 보면 ‘나도 잘할 수 있는데, 나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았습니다. 결국 작품 활동에 대한 열망으로 대학원에 진학을 결정했죠. 이후 지금까지 작품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의 공예
전통 짜맞춤 기법을 활용해 작품을 만들고 있어요. 박사과정 을 밟던 중 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우리나라의 짜맞춤 공예 기술을 현대화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였습니다. 이 전까지는 가구를 만드는 데 자주 쓰이는 몇 가지의 짜임에 대해서만 알고 있었어요.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전국의 장인분들을 만나 인터뷰하게 되었죠. 연구를 통해 짜임에는 전통적으로 장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71가지의 종류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며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짜임에 대해 알면 알수록 이론으로 습득하고 말 것이 아니라 직접 전통 공예 기술인 짜맞춤을 현대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어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전통적으로 가구에 사용되었던 짜맞춤을 생활용품에 응용 할 수 있는 방식을 개발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며 대중에게 짜임을 알릴 수 있는 다양한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현재는 녹다운 가구를 만들고 있어요. 녹다운 가구는 이케아의 가구들처럼 사용자가 직접 조립과 분해 가 가능하도록 만드는 가구를 말해요. 녹다운의 개념이 짜임과 부합하는 부분이 있어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었죠. 기존의 녹다운 가구에서 잘 사용하지 않았던 짜임 방식들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안해 테이블 위주로 작품을 구상해 봤습니다. 올해 3월에 녹다운 가구들로 전시도 한번 했어요.
가장 좋아하는 작품
짜임이 디자인적 요소로 잘 드러날 수 있도록 활용한 생활 용품들을 좋아합니다. 그중에서도 십자반턱짜임을 응용한 ‘짜임다과받침’은 처음으로 짜임 구조를 응용해 만든 생활용품이에요. 작품의 가운데에 두 개의 나무가 십자로 교차하여 접시가 겹쳐있어요. 짜임으로 가구를 만들 때는 접착제를 사용해 튼튼하게 고정하지만 테이블 웨어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사람들이 분해해서 쓸 수도, 조립해서 쓸 수도 있어요. 본인이 직접 분해도 해보고 조립도 해보면서 이런 게 짜임이라는 걸 알 수 있도록 연구해서 만든 작품입니다. 원래 가구를 만들 때는 짜임들이 대부분 안으로 들어가 보이지 않아요. 그렇기에 사람들이 짜임이 무엇 인지 잘 알게 하기 위해 겉으로 드러나고 만져볼 수 있도록 의도해 만들었습니다.
앞으로는
짜임을 활용한 다양한 종류의 작품을 만들어 오면서 짜임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남아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요. 이미 짜임으로 할 수 있는 건 다 한 것 같거든요. 최근에 녹다운 가구들을 만들기 시작 했기 때문에 그 이후에 명확하게 무슨 작업을 할지 아직 계획은 없어요. 그간 전통 기술인 짜맞춤을 나의 역량을 발휘해 알린다는 것에서 자부심을 가지며 작품 활동을 해왔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전통 공예 분야 연구를 통해 현대적으로 응용한 융복합 작품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 것은 변함없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