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made IN jEONJU
손의도시 전주
공예와의 만남
외가 쪽 식구들이 음악이나 미술, 공예 등 예술에 재능이 있어요. 저도 그 재능을 물려받아 어린 시절부터 손으로 이것 저것 만들어보는 걸 즐겨 동네 아이들 미술 숙제를 대신해 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성인이 되고 나서는 일에 적응하느라 바빠 무언가를 만들 시간이 없었어요. 특히나 결혼하고 나서는 아이들 키우느라 정신이 없어 취미생활을 할 여유가 없었죠. 가끔 시간 날 때 도자기 수업을 듣거나 아이들 학예회 옷이나 인형을 만들어 주는 것으로만 만족했었는데, 스트레스가 쌓이다 보니 이를 해소할 만한 취미생활이 필요 했습니다. 그렇게 비즈공예를 시작하게 됐어요. 귀걸이나 목걸이 등 다양한 장신구를 직접 디자인하고 내 손으로 하나 하나 만들어 나가는 것이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더라고요. 만든 작품을 선물받은 주변 사람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아 계속하다 보니 다른 공예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나의 작업
여러 공예를 접하면서 특히나 마음이 가는 공예가 있었는데, 그게 바로 마크라메였습니다. 마크라메는 서양의 매듭으로 다른 복잡한 도구 없이 손으로 실이나 끈을 엮어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는 매력적인 공예예요. 실 하나로 팔찌나 책갈피 같은 작은 액세서리부터 쿠션이나 커튼 등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마크라메 를 배우다 보니 자연스럽게 동양의 전통매듭도 접하게 되었어요. 전주를 거점으로 활동하다 보니 전주를 대표하는 작품을 전통매듭으로 만들면 좋겠다 싶어 여러 작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우선 전주하면 떠오르는 한옥 마을에서 모티브를 얻어 한옥 모양 열쇠고리와 도어 벨을 만들어봤습니다. 구상에 오랜 시간이 걸린 작품이라 애착이 가요. 이외에도 완산공원의 겹벚꽃, 경기전 매화를 매듭으로 표현했어요. 다음 으로는 향교의 은행잎을 만들어보려고 구상 중 입니다
함께 만드는 공방
매듭달 공방 외에 저를 포함한 5명의 작가와 함께하는 공유 공방, 착한 공작소를 운영하고 있어요. 플리마켓에서 만난 뜻이 맞는 작가들이 의기투합했죠. 착한 공작소에는 저희 작품만 있는 건 아니에요. 다양한 작가님들의 작품이 있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각자 주변에 아는 분들 에게 물어보거나 그분들을 통해 다른 작가분들의 작품을 받고 있어요. SNS를 통해 작품이나 저희 작업 영상을 올리기도 하는데 그걸 보고 연락 하는 분들도 계세요. 최근에는 제주도에서 게스트 하우스를 하시는 분이 공예에 관심이 있으시다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콜라보를 제안해오기도 하셨어요. 그렇게 다른 지역과 연결되며 전주의 공예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지금까지 다양한 공예를 배워왔어요. 처음에는 별개의 것들이었지만 그것들이 쌓여 다양하게 작품으로 승화가 가능하더라고요. 매화나무 작품도 꽃은 매듭공예, 받침은 도우 아트를 활용한 거예요. 공예를 배울수록 활용할 방법이 무궁무진하니 앞으로도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도전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전주를 대표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과 더불어 버려지는 소재들을 활용해 업사이클링 공예를 해보고 싶어요. 작년부터 굿즈 마켓이라는 플리마켓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다 똑같은 공예가 아니라 전주를 알릴 수 있는 굿즈를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올해 마켓에서는 다양한 작가들이 만든 전주 테마 굿즈들을 만나볼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입니다. 한여름과 한겨울을 제외하고 한 달에 한 번씩 운영할 예정이니 많이 관심 가져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