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made IN jEONJU
손의도시 전주
공예의 시작
고등학교 3학년 때 우연한 기회에 목공예 작품 전시회를 보게 되었습니다. 명확히 설명하긴 어렵지만, 나무에서 느껴지는 왠지 모를 매력에 빠져 대학에서 목공예를 전공 하게 되었죠.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유년 시절 시골에서 살았기에 근처 산에 올라 나무를 베어 팽이, 활, 썰매 등 놀이 도구를 직접 다듬고 만들며 놀았던 기억이 목공예를 하는 데에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학부 졸업 후에는 서울 의 가구 전문 회사에서 양산 가구를 경험하면서 산업 제작 방식의 합리성과 가구 제작의 완성도에 대한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대학원에 진학하여 본격적인 공예의 길을 걷게 되었죠.
나의 작업
영감의 원천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끊임없는 탐구심과 호기심에서 시작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작업 초기에는 주로 자연에서 소재를 찾고 공예의 기능성보다 예술성과 조형성 에 집중한 전시와 공모전 위주의 작품들을 주로 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남보다 더 돋보이려 장식적 요소를 강조하게 되었고 현대 목가구 위주의 작품이 주를 이루었죠.
지금은 공예 소품 위주의 문화상품을 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제 작업의 주요 특징은 전통적인 소재와 패턴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하는 데 있습니다. 단순히 전통을 모티브로 삼는 것이 아니라, 간결 한 형태에 단순한 아름다움을 독자적으로 표현하여 전통적인 요소들을 현대적 용도와 디자인에 맞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기능적인 요소를 강조하며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될 수 있도록 작업하고 있어요. 오랫동안 보아도 질리지 않는 형태미와 기능성, 최상의 마감을 우선으로 하는 것이 제 작품의 큰 특징입니다. 또한 전통 가구와 소품을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변형하거나, 다른 소재와 접목하는 작업과 새로운 제작 방식을 즐깁니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이루고, 새로운 공예품을 창출하려고 합니다.
목공으로 걸어온 길
대학원 졸업 후 대학 강의와 목가구 위주의 작품을 하다가 작업을 위해 시내 외곽에 10평 남짓한 작업장을 얻었어요. 그러다가 2011년 정부 지원사업을 통해 창업한 후 몇 번의 거처를 옮겨 100여 평 되는 지금의 공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공방을 꾸려오며 주로 낮에는 의뢰받은 주문 가구를 제작하고 저녁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목공교육을 주로 해 왔습니다. 매일 아침 출근하여 일에 집중하다 보면 새벽 1~2시가 훌쩍 넘어가기 일쑤였으니 정말 정신 없고 바쁘게 보낸 시기였어요. 이런 일들을 계속하면서 주문자의 요구에 맞춘 제작만을 하던 어느 순간, 저만의 작품이 없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때 ‘나만의 브랜드를 한번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 시작한 것이 ‘바오 크라퍼’입니다.
보기 좋은 가구와 공예품을 뜻하는 ‘바오 크라퍼’라는 브랜드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면서 저만의 제품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제품이 하나둘 출시되면서 좋은 평가와 함께 국내와 미국, 중국, 이탈리아 등 해외 전시회에도 참가하게 되고 많은 인기도 얻었어요. 지금은 제품의 다량 생산과 우수하고 균일한 품질을 위해 CNC 조각기, 레이저, UV 프린터 등 생산설비에 많이 투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 전통문화를 알리는 공예문화상품과 굿즈를 꾸준히 연구하고 개발하여 선도적인 제품을 만들어가는 것이 저의 목표 입니다.
앞으로는
2016년쯤 해외 여러 전시를 나간 적이 있어요. 그중 미국 LA에서 열린 KCON 글로벌 로드쇼에 독립 부스로 참가한 경험이 저에게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보통 K-POP과 관련된 굿즈, 화장품, IT 업체 등이 참가 하는데 국내에서 유일하게 공예품 업체로 참여하게 되었지요. 다양한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과 직접 마주하고 소통하며 피드백을 받는 멋진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준비해 간 일부 공예 소품들을 완판 하면서 우리나라 공예 문화 역시 분명 외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고 한국의 전통적인 소재가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공예로 자리 잡을 것이란 생각을 가지게 되었죠.
정말로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우리의 공예가 사랑받고 있습니다. 덕분에 제 상품 중 사군자컵받침의 경우 국내외 소비자에게 많은 호응과 관심을 얻고 있고 연 10,000개 정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를 위해 끊임없이 전통문화와 소재를 연구하고 새로운 시도를 이어 나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