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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의도시 전주
《미술관에 書: 한국 근 현대 서예전》 전시 도록
본 책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2020년 처음으로 개최된《미술관에 書: 한국 근 현대 서예전》의 전시 도록입니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은 2020년 첫 전시로《미술관에 書: 한국 근 현대 서예전》을 개최합니다. 동아시아 시각문화 전통의 하나는 바로 서화동체書畵同體 사상이었습니다. 글씨와 그림은 같은 몸이라는 전통은 무엇보다 빛나는 역사를 창출했습니다. 시詩ㆍ서書ㆍ화畵에 모두 능해야 한다는 삼절三絶 사상은 지식인의 기본 토대로 동아시아의 독자성을 이룩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서화의 전통은 근대기에 급격한 변화를 맞이했고, 그 결과 ‘미술’은 ‘서 예’와 거리를 두게 되었습니다. 이에 우리 미술관은 소외 장르 챙기기에 힘을 모았고, 그 성과의 하나로 한국 근현대 서예전을 마련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50년 역사상 처음으로 개최하는 본격 서예전입니다. 서예가는 물론 서예 애호가들의 많은 관심과 협조를 기대합니다.
이번 전시는 서예 전문가들의 협력을 얻어 참여 작가와 출품작을 선정 했습니다. 처음 시도하는 전시라 미흡한 부분도 있을 수 있지만, 우리 미술관 은 ‘서예 교과서’를 만든다는 각오로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다만 전시 공간 사정 등으로 보다 많은 서예가를 모시지 못한 점이 아쉽기도 합니다. 전시는 근현대 서예가 제1세대로 꼽히는 12인의 작품을 중심으로 삼았습니다. 손재형, 고봉주, 현중화, 김기승, 유희강, 송성용, 이철경, 배길기, 김충현, 이기우, 김응현, 서희환 등 한문서예와 한글서예 그리고 전각 분야 등 예술세계의 특성을 고려해 선정했습니다.
제1세대를 잇는 제2세대 서예가들로는 한국 현대서예를 대표할 만한 작가들을 주목하였습니다. 하여 새로운 실험과 파격을, 더불어 전통의 창조적 계승과 한글서예의 예술화 등을 주요한 영역으로 삼았습니다. 또 다른 이색 전시공간은 서예전통을 바탕에 두고 개성적 작업을 보인 미술가들의 공간입니다. 바로 이응노, 남관, 김종영, 이우환, 박대성, 오수환, 황창배 같은 미술가들의 경우입니다. 이들 작가는 서예전통을 자신의 예술세 계로 연결시켜 독자적 조형세계를 창출했습니다. 전통서예의 창조적 계승에 해당한다고 여겨집니다.
더불어 서예 문화의 확장과 다양성을 고려하여 캘리그라피와 타이포그라피로 통칭되는 현대 사회 속의 문자에 주목했습니다. 문자예술 혹은 디자인 세계의 무한한 영역확장과 현대사회에서의 활발한 역할을 기대하게 하는 분 야라 하겠습니다.
동아시아의 전통 속에는 ‘글씨가 그 사람이다’라는 경구가 있습니다. 중 국의 서법書法, 일본의 서도書道와 달리 예술성을 높게 평가한 한국의 서예 書藝에 이제 다시 조명을 비추어 문자예술의 풍요롭고 화려한, 새로운 시대 의 전개를 기대하고자 합니다.
2020.03.26
본서는 「해몽가」란 장편 가사를 소개하고 이를 역주본으로 출간한 것이다. 「?몽가」는 전 연세대학교 홍윤표 교수님 소장본으로, 책 표지는 「?몽가」로 되어 있으나 〈?몽가〉 외에 〈노인가〉, 〈셰사여류가〉, 〈쵸한가산 쵸병이라〉, 〈산즁처사가〉와 〈편시됴라〉가 들어 있다. 작자, 연대, 필사자는 알려져 있지 않으나 표기법이나 여기에 쓰인 말로 미루어 볼 때 1870~1880년대에 서울이나 중부지방 사람이 쓴 것으로 추정된다.
〈?몽가〉는 엄동설한에 덫으로 놓인 콩을 장끼가 먹으려 하자, 까투리가 간밤의 불길한 꿈을 이야기 하며 먹지 말라고 하니 그 꿈을 해몽하자고 한데서 붙여진 제목이 아닌가 한다. 〈장끼전〉, 〈자치가〉, 〈화충전〉 등등 이본이 많이 있다.
〈노인가〉는 인생은 덧없는 것이나 천지 만물 중에 오직 사람만이 가장 존귀한 것이니, 인의예지를 갖춰 음덕을 아낌없이 베풀고 가라는 내용으로 〈노인가라〉, 〈백발가〉 등의 이본이다.
〈셰사여류가〉는 오륜을 지켜 옳은 일은 굳게 하고 그른 일은 하지 말며, 훌륭한 글은 가난 속에서 나오니 주경야독에 힘쓰라는 내용이며, 〈쵸한가산 쵸병이라〉는 중국의 초(楚)나라와 한(漢)나라의 전쟁이야기이다.
〈산즁처사가〉는 자연에 묻혀 사는 은둔 생활의 정서를 표현한 작품이며, 〈편시됴라〉에는 8수의 사설시조가 실려 있다.
모두 1면이 8행으로, 〈편시됴라〉에 실린 시조 8수 중에서 띄어쓰기 없이 27자 내외를 한 줄에 붙여 쓴 3수를 제외하고는, 1행에 24자 내외가 상중하 3단으로 나뉘어, 각각 8자 내외로 4.4조 또는 3.5조의 가사 형식으로 쓰여 있다. 각 단의 첫 글자는 대체로 굵거나 크게 쓰여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율동감을 느끼게 한다.
필사 과정에서 잘못 쓴 것은 덧씌워 고쳐 쓰거나, 문장의 배열순서가 바뀐 것, 또는 단어가 빠진 것 등은 옆에 표시 되어 있고, 주로 정자로 필사하여 읽는데 어려움이 없다.
2019.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