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made IN jEONJU
손의도시 전주
온새미로공방
온새미로는 가르고 쪼개지 않은 자연 그대로, 언제나 변함없이라는 의미의 순우리말이에요. 제가 하는 천연작업과 꼭 맞는 말을 우리말에서 찾아서 바로 공방 이름으로 붙였습니다. 집에서 작품을 만들다 보니 어느새 집이 공방처럼 변했습니다. 더 이상 집에서 감당하기 어려워졌을 때 집 근처에 공방을 열었어요. 그렇게 10년 동안 아중리에서 공방을 운영했습니다. 한옥마을 근처로 온 건 이제 2년째 접어들었어요. 오래 있던 동네를 떠난다는 부담이 전혀 없진 않았지만 과거와 달리 요즘은 온라인으로 어떻게든 이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새로운 공간으로 과감히 올 수 있었습니다.
천연 제품의 가치를 알리다
온새미로 공방은 천연 제품과 더불어 레진 공예와 가죽공예도 작업하고 있습니다. 제 작품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요. 생활 속에서 유용하고 실용적이면서 만드는 재미와 가치를 더하는 공예라는 것입니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아름다우면서 동시에 실리적이라 버려지지 않는 공예를 추구합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업사이클링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 활동은 작품을 만드는 것과 동시에 강의도 활발히 진행중입니다. 초중고 학생들은 물론 교사, 장학사, 회사원 등 다양한 나이대의 사람들을 만나 천연 제품의 이로움을 소개하고 제작 방법을 공유하며 함께 만듭니다. 예전에는 비누나 화장품을 왜 만들어 써야 하는지 설명을 해도 시큰둥한 반응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몇 해 전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크게 보도된 후로는 천연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걸 강의를 나갈 때마다 실감해요. 천연 제품은 사용자의 피부 상태에 따라 효능을 맞춰 만들 수 있다는 장점 있습니다. 규격화되어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에서는 할 수 없는 부분이지요. 천연 제품을 만드는 재료와 레시피는 정말 다양해요.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 사전에 공부를 많이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저는 만든 제품을 꼭 실제로 사용합니다. 어떻게 쓰고, 보관할지, 무엇을 보완해야 할지 연구하는 과정인 것입니다. 사용하지 않고 제품을 이야기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니까요.
레진 아트
천연 제품 제작과 함께 레진 아트와 가죽 공예도 병행 중 입니다. 레진은 천연제품과는 또 다른 멋이 있어요. 레진을 재료로 작품을 만들 때는 서로 어우러지게 하는 작업을 추구하고 있어요. 예컨대 레진과 나무, 레진과 압화, 캔들과 압화 등을 컬래버하는 식입니다.
앞으로는
전통적인 공예가 아니라는 이유로 세상의 편견에 부딪히는 날이 종종 있었습니다. 예전보다 나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 시선이 완전히 사라진 것 같지는 않아요. 전통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생활 공예의 영역에서 온새미로 공방의 활동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먼 미래에도 지금까지처럼 실생활에 유용한 공예, 가치를 더할 수 있는 공예를 추구하면서 작품 활동·전시·수업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지 않을까 바라봅니다.